'우정'에 해당하는 궁시렁 3

  1. 2010.03.29 Howard getting married (for real) 12
  2. 2009.07.18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19
  3. 2009.01.06 우정의 토대 2

반 년 묵은 궁시렁

2009/09/23 Howard getting married [9]


지난 금욜 오전에 전화가 와서 서울에 넘어오려(인천 사람들은 이런 표현을 쓰나요? 급궁금 ㅎ) 하는데 시간이 맞겠냐더니 잠잠무소식(그럼 그렇지-)이었던 하워드에게서 또 전화가 와서 주례를 누구에게 부탁해야 좋을까 이러면서 (무작정) (고등)학교에 온다길래 나는 오후에 CS교육(아놔... 대외협력부에서 전화응대라면 귀와 입이 닳도록 깍듯이 굽신굽신 이랬는데 뭘 배우란 거임? ㅋ)이 있어서 끝나는 시간에 맞게 오라고 했는데, 교육은 생각보다 늦게 끝나고 (당연히?) 학교엔 선생님들이 이미 다 퇴근하고 없어서 허탕친 하워드는 차 대기도 좁은 골목길에 무턱대고(네. 제가 그러라고 시켰어요.) 불법(?)정차하며 기다리고 있어서 후다닥 사무실에 돌아와 짐을 챙기고 나가는데 빨리 오라고 난생처음 진정한 의미의 호통을 치길래 진짜 당황해서 정말 뻥 안치고 발톱이 빠져라 헐레벌떡 전속력을 다해서 사무실에서 중도 계단 쪽문(이거 정식 명칭이 있을텐데... ㅎㅎㅎ)을 통해 잽싸게 빠져나왔다. 참나- 이제 막 귀가 떨어져라 버럭질 한다 이거지 -_-ㅋ

생각지도 않은 졸업선물에 감동(물론 그런다고 내가 감동이라도 할 줄 알았냐 뭐 이런 저렴한 츤데레(?? 이렇게 쓰면 되는 저급 속어 맞나?) 구사)에 원금이 얼마나 남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돌려받을 생각도 꿈에도 하지 않았던 자금 상환(아냐... 아무리 관대한 무이자 대출이라도 난 손해본겨 ㄲㄲㄲ)에 깜놀.



낙성대에 가서 이영주 선생님이랑 저녁을 먹으면서 청첩장을 받았다.

뭐, 좋다. 4월인 거 알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이라고는 진짜 얘기 안 했다고 ㅡㅡ;;;)






실감이 안 나는구나.......


























해가 지나면서 점점, 서로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부분이 늘어만 간다. 나는 커다란 사건 없이 유유하게 지내왔는데 하워드는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이도 있었나보군. 자기가 워낙 바쁘고 신경쓸 곳이 많으니까, 그리고 딱히 어느 순간이라고 꼬집지 않아도 살아가는 방식, 주관심사, 목표 등등이 달라져(레벨이 차이난다...고 하는 게 적절할듯-) 옆에 있어도 느껴지는 격차가, 그게 씁쓸할 뿐이지, 뭐 다른 거 없다.


인생의 고비를 넘기는 조언을 나누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위치는 더 이상 아닌 것이지. 그게, 서로 멀어진다- 는 걸 물끄러미 받아들이는 게, 마음 한 켠이 텅 빌 뿐, 뭐 별 거 없다. 세상만사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그런다고 친구가 친구가 아닌 게 되는 것도 아니고. 하. 하. 하.






나 결혼식 때 뭘 해 줘야 하지?? 본인 말마따나 지인들의 관계가 다 점조직(!)이라 이건 뭐 친구들끼리 돈 모아서 뭘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_-ㅋ (아, 평범한 29세 남자라면 지금쯤 고정수입이 있어서 금액 부담쯤이야 무이자 할부로 푱 날려버리고 세간살이 하나라도 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건데 oTL)



이럴 때 들으면 대략 어울리는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는 노래

눈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마음도 멀어지는 것은 참사랑이 아니다.
참사랑이라면 눈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그만큼 더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
눈에서 멀어졌다고 마음까지 멀어지는 것은 참우정이 아니다.
참우정이라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은 그만큼 더 가까워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최인호의 《산중일기》중에서 -


* 사랑은 '눈을 뜨는' 훈련입니다. 육체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
마음의 눈이 밝아야 사랑도, 우정도 깊어집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마음의 눈이 더 활짝 떠져서
더 가까이 더 잘 보이는 관계가 진정한 참사랑, 참우정의 모습입니다.

어제 배달된 고도원의 아침편지. 매달 후원금(얼마 안 됨 ㅎ)이 자동이체로 퐁당퐁당 빠져나가는데도 편지함에는 250통이 넘도록 안 읽고 쌓여 있는데... -_-; 바로 어제 옆구리를 푹 찌르는 내용이 도착해 있었구나.

Out of sight, out of mind가 날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내 모습에도 반성을- oTL

우정의 토대

And Everything 2009. 1. 6. 18:26
내 정의에 따르면, 우정의 토대를 이루는 건 두 가지야. 존경과 신뢰. 이 두 가지 요소는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해. 누군가를 존경한다 해도 신뢰가 없다면, 우정은 갈수록 약해질 뿐이지.

스티그 라르손,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p. 647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Män som hatar kvinnor
스티그 라르손 지음 / 레나 그룸바흐와 마끄 드 구베냉이 프랑스어로 옮긴 것을 임호경이 한국어로 옮김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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