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에 해당하는 궁시렁 2

  1. 2009.05.19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하기는- 10
  2. 2004.05.21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

일단 다른 건 다 제쳐두고,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어! ㅋㅋㅋ) 난 이제 내가 나이를 먹어서 홍감독 영화에 동감하는 것 같아 서글펐는데. ㅋㅋㅋ

어떤 영환지 너무 보고 싶어서 눈치껏 놀고 먹을 시간이야 흘러 넘치지만 포스트 바깥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RAM 디테일 중에 일개 PFC 나부랭이가 개념 따윈 PT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두고 몰래 용산 전자랜드에 나가서 봤다가 잔뜩 낙담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한 편으로 관객이야 이야기를 따라오건 말건 제 멋대로 영화는 쓱싹쓱싹 진행되고 도대체 앞뒤를 어떻게 맞춰서 봐야 하는지 도통 골때리게 만드는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새겨 넣은 홍감독이지만, 씨네21에서 아래로 축 처진 눈이 매력인 김태우(스포일러 아님 ㅋ)를 뒤로 하고 이래도 안 보고 배겨? 하는 자신감이 풍기는 요염한 제목이 박힌 포스터와 반짝반짝 빛나는 출연진 리스트를 보자마자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야 한다는 솜털 같은 다짐을 했다. 상영관 수가 별로 많지 않다는 짓궂은 기자의 질문도 1주일 안에 보지 않으면 힘들다는 위기감에 헐레벌떡 예매하는 데 일조했다.

영화는 제천과 제주의 재기발랄한 대칭, 홍상수 감독이 구경남 감독의 몸을 빌어 보여주는 자학 개그, 김태우의 혼잣말(나중엔 어, 지금은 속으로 하는 멘트가 나올 타이밍인데? 하고 예측출발하게 된다 ㅎ) 및 댕기머리 샴푸로 감은 머릿결 처럼 찰랑거리는 조연들의 연기로 풉- 하고 웃게 만든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엄지원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데(윤진서랑 구분도 못 하는데 이 둘이랑 비슷한 배우가 하나 더 있음), 그림자 살인에서도 새만금 간척지를 얼려서 스케이트장을 만들 기세로 높낮이 없이 완벽하게 평평한 톤으로 대사를 쳐서 내 귀를 오그라들게 만들더니, 이번엔 영화 시작부터 다짜고짜 헬륨가스를 들이마시고 필름을 2.5배속으로 빨리 감은 목소리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 CK님의 짤방을 응용하고 싶다 ㅋ)

- 당신하고 데이비드 베컴은 남의 목소리 가지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닐텐데?
- 찾아보니 뭐 일부러 그랬다고는 합디다.


+ 여인천하에 나왔던 해장국집 사장님 임신 25주짜리 두둑한 인심 장착하고 출연. 그냥 지나가던 행인 묻지마 캐스팅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수더분하고 자연스럽다. ㅋ_ㅋ
++ 하정우는 일본의 어느 시골에서 영화를 찍다가 와서 따로 컨셉을 잡을 필요가 없었음. ㅋㅋㅋ

영양가 만점인 홍감독과의 대담

  1. 2009/05/16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관한 솔직, 담백, 담화 (4) by opticnerve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Life 2004. 5. 21. 12:11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얼마 안 있어서 갑자기 베이스디펜스가 걸렸으니 브리핑 들으러 오라는 말을 듣고 아침에 한 시간동안 뜀박질해서 피곤한 몸과 마음이 더 축 늘어지며 그나마 없던 힘마저 쭉 빠져버렸다. ㅡ.ㅡ+++ 어떻게 이번 주를 무사히 넘기고 룰루랄라 집에 가나 했더니... ㅠ_ㅠ
카투사 5명이 모두 디테일에 걸렸다. 한명은 이번 주 동안 police call(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청소), 둘은 RAM(그야말로 랜덤, 하지만 어차피 시간 다 정해져 있고 하는 것도 얼마 없으며 아침에 PT도 하지 않으니 엄청 편하다), 그리고 원래 디테일을 하지 않는 Sr. Katusa와 드라이버는 이번 주말에 베이스디펜스에 끌려가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따. -ㅁ- 언제 하러 가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데, 한 번 하러 가면 8시간동안 스트레이트로 포스트를 절대 가볍지 않은 복장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_@+++
주말을 날려버리는 것에 대한 보상은 물론 읍따. 추엣~

제57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초청작인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봤다. 평론가들은 호평했는데 나(를 포함해 그다지 많지 오지 않은 관람객들)는 왜 이 영화가 칸의 부름을 받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뭔가? 그 얼렁뚱땅한 결말은...
중간 중간 삽입되는 회상 장면이 별다른 설명 없이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상영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은데도 시간이 갈수록 지루해지는 것을 느꼈다. 또 두 주인공인 김태우와 성현아가 약수터에서 내려오면서 말다툼을 하고 김태우가 먼저 가버린 후 영화가 유지태와 그 학생들에게로 옮아간 뒤로 그냥 그대로 끝나버리자 너무 당황스러웠다. 여자가 남자의 미래라면서 여자와 한 남자는 그냥 그렇게 사라져버리나?

홍상수의 영화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하고 나니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ㅁ-;;;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들 중 지금까지 별딱지 평가에서 꼴찌를 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고~


김태우의 연기는 항상 뭔가 어색해 보이는데, 그런데도 김태우가 나온다고 하면 그 영화가 호의적으로 보인다.
유지태는 내가 볼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과 전혀 관계가 없지만, 신기하게도 그가 출연한 영화는 꽤 봤는데, 이 영화를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운 그의 턱선이 누구를 심히 연상시켰다. -_-;;; 아하핫...;;;

누구라고는 말 안 하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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